따돌림 3

지난날의 과오를 받아들이며

지난 몇 주간은 참 많이 힘들기도 했고 다시금 내가 자각하지 못했던 나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 계기가 있었다. 지난주에 내 학창 시절의 트라우마가 나에게 끼친 영향에 대해서 써 내려가면서 나에게 해를 가했던 아이들에 대한 복수심과 분노가 나의 삶의 동력이자 이유였다는 사실에 적지 않게 놀랐다. 성공이 복수의 방법이라는 그릇된 믿음 그리고 가해자들에게 성공을 허락하고 싶지 않은 마음. 가해자들은 나를 따돌리고 그 자체만으로도 상황은 종료되었고, 가해자들도 피해자인 나 자신도 서로의 삶을 살아가야 하는 입장에 놓였다. 하지만 어리고 힘없던 내 관점에선 그렇게 흐지부지 상황이 종료가 됐다는 걸 받아들일 수가 없었고 가해자들이 엄벌을 받는 그런 교과서에서 말하던 정의가 구현되어야 상황이 비로소 종료될 것이라 ..

CPTSD 회복 2020.12.10

따돌림이 사춘기 학생의 가치관에 미치는 영향 2

앞 글에서 깊숙이 들어가지 못했던 부분들이 꽤나 있어서 내 현재 생활에 악영향을 미친 부분에 대해서 이어서 써보자 한다. 앞 글 서두에서 말했듯 나는 그 시기를 극복을 한 게 아니라 그냥 버틴 것이다. 그랬던 이유는 일단 내가 과거에 당했던 따돌림은 어떤 면에서도 결론이 지어지지 않고 세월이 지나서 나도 그 가해자도 졸업을 하게 되어 흐지부지 된 케이스여서 그렇다. 여느 피해자들이 그렇듯 나도 그 일에 대한 끝을 맺고 싶었다. 사과를 받고 싶었지만 그것도 안 되었고, 학교에 컴플레인을 걸고 싶었지만 불체자 신분이었기에 일을 키우지 못해서 침묵해야 했었고, 가해자는 학교를 버젓이 너무 잘 만 다니고 있었으며 나는 침묵 속에 그 상처가 깊어지는걸 마냥 참고만 있었어야 했다. 두 번을 따돌림을 당했으니 도합 ..

CPTSD 회복 2020.12.04

따돌림이 사춘기 학생의 가치관에 미치는 영향 1

오랜 기간 동안 내가 극복했다고 믿었었던 학창 시절 은따의 영향이 서른 중반인 나이까지 그 마수를 뻗히고 있었다는 걸 뒤늦게 알게 되었다. 그리고 또 알게 되었다. 힘든 시기를 견뎌낸 것은 극복과는 거리가 멀다는 것을. 사춘기 때 따돌림을 당했던 경험은 나에게 있어 사람을 믿지 못하는 거 말고도 남들과 나 자신을 비교하는 것에 집착을 하는 습관까지 만들고 나르시시스트 엄마한테 이미 밟힌 내 자존감을 더더욱 무너뜨리는 결과를 낳았다. 첫 번째 따돌림 나는 호주에 오자 마자 들어간 랭귀지 스쿨에서 자연스럽게 만난 한국 아이들에게서 한 달 만에 은따를 당했다. 그냥 하루는 학교에 가니 아무도 나에게 말을 안 걸고 말을 걸면 자리를 피했다. 랭귀지 스쿨에서 그렇게 하루아침에 사람들에게 배신감을 느낀 후 나는 의..

CPTSD 회복 2020.12.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