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르시시스트부모 2

아픔은 자각 이후에 고통으로 변한다

페이스북부터 시작해서 블로그를 통해 내 삶에 대한 글을 끄적인 것도 어언 4년 정도가 되었다. 아무래도 CPTSD에 대한 글들이 대부분이다 보니 자기 연민으로 가득 찬 글들로 보일까 봐 조심스럽기도 하다. 6년 전 본격적으로 다시 상담을 시작했을 때 난 내 속이 곪아 간 것이 내 탓이 아니었음을 비로소 알게 되었다. 내 성정은 본디 이렇다. 그냥 살아있기에 그 삶을 유지할 수 있는 방법을 어떻게든 찾아야 하는, 그게 나에게 있어 삶의 원동력이다. 어렸을 때부터 잦은 비교와 비난속에 시달리다 보니 그걸 내면화시키는 바람에 ‘채찍질’을 가장한 자기혐오에 평생 시달리긴 했지만. 난 이 나이가 되도록 ‘내 존재의 이유는 무엇일까?’ , ‘내 아픔의 이유는 무엇일까?’라고 되물어 본 적이 없다. 내 삶이 항상 극..

CPTSD 회복 2022.01.24

유기와 폐소에 대한 공포

10년 넘게 먹어오던 항우울제를 몇 주 동안 반으로 줄인 채 생활하고 있다. 그 때문인지 아니면 그저 자주 찾아오는 플래시백 때문인지는 모르겠지만 더 긴 시간 동안 감정이 격양되어 있고 신체적 반응도 꽤나 심하게 온다. 공황이라고 부르기엔 이제는 내 몸과 감정의 반응이 어떠한 계기로 인해 이런 패닉 상태에 빠지는지 잘 알기 때문에 요새는 그냥 플래쉬백이라고 일컫는다. 평생 살아오면서 축적된 트라우마들이 한두 가지가 아니었다. 상담 초기에는 원인도 알 수 없는 감정과 몸의 떨림 이런 것들을 버텨내느라 꽤나 힘들었다. 상담 2-3년 차 들었을 때는 성인 때 겪었던 고통스러웠던 기억들을 서서히 떨쳐냈었는데 요즘에는 좀 더 어렸을 적 기억들이 새록새록 올라온다. 어찌 보면 내가 성인이 되어 트라우마로 기억하고 ..

CPTSD 회복 2021.01.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