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건강 8

부모를 객관적으로 볼 수 있기까지

나르시시스트의 자녀로 자라난다는 것은 생명이 도구화되는 과정을 거친다는 것이다. 형체화 시킬 수 없는 인간적 가치는 모두 다 지워지고 나르시시스트의 도구로 전락한다. 부모의 가치를 드높일 수 없다면 그 아이에겐 어떤 평화도 허락되지 않는다. 내가 엄마가 내뱉은 말과 표정으로 처음 들이마신 혐오의 잔재는 내 뇌리 속에서 깊숙이 똬리를 틀어 내 사고의 모든 것을 제어하게 되었다. 자기혐오와 자책이 내 성정의 핵심이 되어 버리는 것이 cptsd의 주된 증상이다. 나르시시스트에게 지속되는 행복과 만족감은 아예 없기에 그들에게 모든 긍정적인 감정은 찰나의 순간에 불과하다. 그 감정도 자신의 자식을 비웃음 거리로 만들어 느끼는 희열이었고. 그런 순간순간 이용당했던 것을 나이가 들어 되짚어 보니 내 삶의 목적이 무엇..

CPTSD 회복 2022.05.14

두려움의 진화

어려서부터 성취, 성과에 대한 두려움이 있었다. 정확히 말하자면 나와 비슷한 무리들을 따돌려 안정권 위치에 도달해야 하지 못한다면 도태되어 영영 일어나지 못할 것이라는 공포였다. 평생을 시달리면서도 이해가 안 되었다. 일단 정신건강 관련 책에서 잘 이야기하는 주제도 아닌 데다가 이건 갓난아기 때부터 주입된 생각이라기엔 너무 사회화된 생각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어떻게 이런 모양을 갖췄는지 써보려고 한다. 이것과 관련된 최초의 기억은 초등학교 시절에 일어났다. 당시에 난 점수를 잘 받아왔다. 6년 내내 나는 90점대를 유지를 했는데 1, 2 학년 때는 100점도 줄 곧 잘 받아왔던 걸로 기억한다. 그 와중에 올백을 맞은 적도 있었으니 툭까 놓고 봐도 잘 하긴 잘했다. 내가 이런 아이의 엄마였다면 뷔페를 연달..

CPTSD 회복 2022.05.14

복합외상 자가 진단 키트 - CPTSD Questionnaire

나는 항상 나에게 문제가 있다고 느낀다. 나는 친구, 연애관계나 농도가 짙은 애정 행위를 할 때 어려움을 느낀다. 난 잠수를 탈 수 있다 (탄다). 나는 매사에 있어 경험을 할 때 몰입을 한다거나 온전히 즐기지를 못하고 대강 시간을 때우다 온다. (여행, 목적 성취, 쇼핑, 모임) 나는 우울이나 불안에 시달린다. 나는 온전한 즐거움을 느끼는데 어려움을 느끼고 자발적인 행동을 함에도 애로사항이 있다. 나는 (충격을 받았을때) 멍해지거나, 유체이탈을 하는듯한 경험을 한다거나 속이 텅빈 느낌을 받을 때가 있다. 경제적이나, 인성, 사회 융화에 있어 큰 문제가 있는 사람들이 나를 자주 찾는다. (대책 없이 돈빌리러 온다거나, 도박 알코올 중독, 범죄 전과, 성격 파탄자들이 주위에 있냐는 말인 거 같다.) 맞고 ..

CPTSD 회복 2020.11.27

Emotional Flashback

감정적 플래쉬백이란 인지능력이 발달되기 전의 유아시기에 트라우마에 처했을 때 (반복적, 지속적으로 학대에 노출되어 그 강도가 쌓아 올려진 발달적 트라우마) 그 당시의 상황이 전혀 이미지 되지 않아 기억 속에 떠오르지는 않지만 그 당시 느꼈던 감정만이 뇌리에 남아 반복되는 것을 뜻한다. 지속적인 학대 (폭력, 정서적인 강압, 방치)에 노출되면 이는 발달시기에 아이의 뇌 구조를 바꿔놓는다. 유아에겐 어른의 이런 부적절한 육아가 지속될 경우 자신의 삶이 위험에 노출될 것이고 이는 죽음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걸 본능적으로 느끼게 된다. 이때 자기 파멸에 대한 두려움 같은 감정만이 기억 속에 남게 되는 것이다. 나는 일단 전문가가 아니고 나 좋자고 철저히 이런 걸 겪는 환자 입장에서 이야기하는 거기 때문에 나의 ..

CPTSD 회복 2020.11.26

온라인 커뮤니티 생활

가치관이 좀 정립이 되니까 온라인에서 시간을 때우는 게 얼마나 내 정서에 치명적인지 이제야 깨닫게 되었다. 햇수로 거의 18년을 쏟아 부은 다음 카페들을 비롯해서 모든 포털 커뮤 생활을 접은 지 한 2개월 정도 되어 간다. 친목용 SNS들은 작년에 다 삭제를 해서 온라인상에서 붙잡고 있는 건 이 일기장 블로그뿐이다. 내 온라인 생활을 완전 중단하기로 마음먹은 후 몇 가지 깨달은 점들을 나열해 본다. 1. 깊은 지식을 얻는데 부적합 온라인은 정보의 바다이다. 하나 단순 친목용 커뮤니티들은 공유되는 정보의 질이 너무 낮고, 사람의 이목을 끌게 끔 깊이 있는 토론이 가능하지 않고, 팩트 체크도 되지 않는 정보들이 많은 데다가, 기존의 허접한 정보를 재가공해서 확산시키는데만 적합하다. 커뮤니티 생활 하다 보면 ..

CPTSD 회복 2020.11.25

Performance Anxiety

예술인들은 무대 공포증 또는 무대 강박증이 있다는데 직업 특수성도 없는 나 또한 제출해야 하는 모든 것에 대한 강박 또는 공포가 있다. 실수에 대한 두려움이 있어 무언가를 쉽게 하지 못하고 할 일을 병적으로 미루다가 크나큰 실패를 경험하는 문제는 학생들 그리고 사회초년생에겐 어느 전염병보다 더 두려운 질병 같다. 나 또한 어릴적엔 그저 방학 숙제로 일기 쓰는 걸 밀리고 빨간펜 학습지를 밀려 선생님 오시기 전 30분 전에 막판 스퍼트를 내는 그런 전형적인 벼락치기 선수였다. 중고등 학교때도 그렇게 벼락치기를 고수했는데 크게 문제가 된 적은 없었다. 적정한 능률과 페이스는 유지를 했기 때문이다. 며칠전 어쩌다가 보게 된 한국의 교육열 문제를 다룬 알자지라 다큐에서 학생들이 한입을 모아서 하는 말들이 "한국에..

CPTSD 회복 2020.11.25

인생의 과도기 그리고 친구들 2

이 포스트가 어찌 가다 산으로 가서 다시 이어 쓴다. 앞의 포스트에선 마음 맞는 아이들끼리 결국 뭉쳐서 친구들이 된다는 이야기를 했다. 그 마음이 맞는 배경에는 가족사를 빼놓을 수 없다. 내가 고등학교 때 친하게 지냈던 친구들과 나를 놓고 봤을 때 우리 모두의 부모들은 강압적이거나 자기중심적이고 정서적으로 덜 성숙한 케이스들이었기에 아이들의 삶의 질은 항상 뒷전이었다. 이렇게 비스무리한 환경에 놓여있어 우리는 결국 다 같은 인간이구나라고 착각을 하겠지만 우주의 섭리에는 불공평이 크게 자리 잡고 있다. 사람마다 정신력, 체력이나 신체적 역량 다 다르게 태어나기 때문이다. 삶의 궤적을 놓고 봤을 때도 미성년인 아이에게 일어나는 불가항력으로 인해 일어나는 일들도 (힘없는 아이의 눈에는 적어도 그렇게 비치지 않..

CPTSD 회복 2020.11.25

무엇이 필요하고 무엇을 원하는가 - 매슬로우 이론

여태껏, 그리고 아직까지도 헤매고 있는 인생의 과업이 자존감의 회복인데 이를 달성하기 위해선 삶에 있어 어떤 단계까지 왔는가 돌아보는 게 중요하단 생각이 문득 들었다. 자존감이란 단어는 요새 과하게 사용되기도 하고 나 조차도 그 뜻을 완벽하게 안다고 하지 못하겠다. 나르시시스트 학대 아래 정서적 결핍과 상처를 안고 살아 온 나에게 있어 자존감의 결핍이란 너무나도 당연한 이야기이겠지만 언제까지 결핍에 대해서 고민하고, 울분을 토하고, 조바심만 안고 살아갈까에 대한 의문도 있다. 개개인의 역사에 있어 내가 항상 안고 살아가는 불안, 우울, 결핍 이런 감정들은 결국엔 내가 결정하고 액션을 취해서 얻어낸 결과에 묻히기 마련이다. 삶에 있어 어떤 것을 성취하기까지 얼마나 마음을 졸였던지 간에, 그 과정 속에 내가..

CPTSD 회복 2020.1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