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PTSD 회복

무엇이 필요하고 무엇을 원하는가 - 매슬로우 이론

Rambling on & about 2020. 11. 25. 13:02

여태껏, 그리고 아직까지도 헤매고 있는 인생의 과업이 자존감의 회복인데 이를 달성하기 위해선 삶에 있어 어떤 단계까지 왔는가 돌아보는 게 중요하단 생각이 문득 들었다.

 

자존감이란 단어는 요새 과하게 사용되기도 하고 나 조차도 그 뜻을 완벽하게 안다고 하지 못하겠다.

 

나르시시스트 학대 아래 정서적 결핍과 상처를 안고 살아 온 나에게 있어 자존감의 결핍이란 너무나도 당연한 이야기이겠지만 언제까지 결핍에 대해서 고민하고, 울분을 토하고, 조바심만 안고 살아갈까에 대한 의문도 있다.

 

개개인의 역사에 있어 내가 항상 안고 살아가는 불안, 우울, 결핍 이런 감정들은 결국엔 내가 결정하고 액션을 취해서 얻어낸 결과에 묻히기 마련이다. 삶에 있어 어떤 것을 성취하기까지 얼마나 마음을 졸였던지 간에, 그 과정 속에 내가 얻은 지혜 그리고 결과적으로 얻은 어떤 보상들이 결국 내 개인의 역사에서 큰 위치를 차지하는 것이고 내가 이리 얻은 추상적인 개념들은 내 안에 쌓이고 쌓여서 인간의 성장을 가능케 한다.

 

이와 달리 정서적 결핍으로 인해 발생하는 감정의 폭발, 감정의 혼돈스러움들은 35년 전에도 그리고 지금도 똑같이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그때 그 당시에서 어떤 성장도 하지 못하게 된 것이다. 뇌의 화학물질의 교란이건, 호르몬의 문제이건 어떤 이유이건 간에 이것들은 내 삶에 있어서 건설적 고뇌보다는 내가 즐기고 소중한 추억으로 만들어 가야 할 시간들을 송두리째 빼앗아 가고 있다. 이것에 더 심취해봤자 어떤 것도 얻을 수 없다는 걸 새삼 느낀다.

 

낮은 자존감은 아직도 나를 괴롭히고 있다. 이를테면 내 전직장에서 그녀 특유의 나르시시 스틱 한 성질 때문에 탐탁지 않게 생각하던 동료가 있었는데, 나보다 3년 적은 경력으로 내가 이직한 곳으로 나랑 동등한 레벨의 포지션으로 이직을 했다는 소식에 망연자실을 한다던가. 과거의 좋지 않은 인연들은 그냥 쓰레기통으로 직행을 해야 하는데도 불구하고 이런 것에 집착을 하게 되는 건 아무래도 내 이직과 그녀의 이직으로 인해 내가 직장에서 감내해야 했던 세월들이 평가절하 되는 느낌 때문 아닌가 싶다.

 

하지만 직업, 뱃지, 부와 명예 이런 걸 다 떠나서 나도 그녀도 아닌 제삼자가 나를 보고 그 여자랑 동급으로 취급한들 뭐가 그렇게 부들부들 떨어야 할 만한 문제인 건가. 각자 다 개개인의 생각이 있는 거고 타인의 생각이 내 본연의 모습에 무슨 영향을 끼칠 거라고. 성인 되고 나서 그렇게 힘든 고통을 겪고도 아직도 덜 깨우친 건지. 남의 말이 내 모습을 좌지우지해서는 안 되는 사실을 꼭 이렇게 간과하게 된다.

 

매슬로우의 5가지 욕구는 현대에 들어 8가지의 욕구 피라미드로 더 심층깊게 다듬어졌다.

 

현재 내가 남의 평가에 절절매는 것은 자존의 대한 욕구인데 이건 결핍을 채워서 그저 나란 자신의 껍데기에만 치중하는 그런 거나 다름없다. 내 내적인 면을 심화하는 것이 아닌, 몸 덩이, 사회적 이미지, 껍데기 이런 것에 집착을 하는 것은 어찌 보면 그저 밑 빠진 독에 물을 붓는 격이 아닌가. 한 단계 더 나아가 내 삶을 더 풍족하게 하려면 이 외적인 모습에서 이제 눈을 떼는 것이 맞다고 느껴진다.

 

글 초반에 나는 아직도 자존감에 대해 완벽하게 알지 못한다면서 운을 띄웠는데 나에게 있어 자존감이 높다는 것은 밑에 나온 매슬로우의 욕구 모델에서 더 이상 결핍에 치중하지 않고 성장에 집중할 수 있는 상태를 말하는 것이다. 세상이 아닌 내 머리와 마음에 집중할 수 있게 되는 그런 상태 말이다.

 

소셜 계정, 특히나 링크드인 같은 그런 연옥에선 마치 사람들에게 있어 인생은 그저 결핍을 메우기 위해 자신들에게 주어진 시간처럼 여기는 듯하다. 그런 뉘앙스를 풍기는 글들을 볼 때마다 한숨만 나오는데 나 조차도 그런 트랩에 가끔 빠져 헤어 나오지 못하는 걸 보면

지금 내게 있어 무엇이 필요하고 무엇이 절실한지를 계속 환기를 시켜줘야 한다는 걸 다시금 뼈저리게 느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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