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지살이 3

봉사로 확인한 인간의 이면

내가 성당 봉사를 하는 사람들의 이면을 제대로 깨닫게 되었던 계기가 파푸아 뉴기니에 봉사를 갔었을 때인데 그때 정말 처음으로 본인의 우월감 채우기 수단으로 빈민 상대로 봉사를 하는 사람들이 꽤나 많다는 걸 느꼈음. 정말 그때 종교 시스템이 이러한 추잡한 사람들의 이면을 배양하게 도와준다는 것도 목격했지. 나 자신에게도 그런 모습이 어느정도 있다는 것에 놀라기도 했지만 말임. 정말이지 몇몇 참가자들은 심각한 나르시시스트 들이었는데 이들에게 이타심이란 일종의 자신의 이미지 메이킹에 필요한 수단일 뿐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던 거야. 뉴질랜드 출신 어떤 한 여자 치과의사 애는 표정 관리며 말투며 그렇게 철두철미 해. 쉴 새 없이 웃는 표정을 짓고 모두에게 친절하며 흐트러짐 없는 그 아우라 자체가 나에게 이질..

타지살이 2020.11.27

이민와서 보수 주의자 하신다고요?

이전에 페이스북을 할 시절 실존 지인 중에 남편 자랑은 진짜 하고 싶어서 안달 났는데 그 와중에 빻은 사상에 자부심까지 지닌 동갑내기 어떤 여자애가 하나 있었다. 그 거대한 자기애가 걸리적거려 결국 SNS상에서 다 지웠다. 우파건 좌파건 간에 사상이 자신의 대표하는 부심 거리가 되어선 안 된다고 생각한다. 그 사상이 정말 학구적인, 사회의 문제를 중시하는 열정에서 나왔는지도 알 수 없을뿐더러 기득권, 마치 사상을 가지고 있다는 것이 엘리트층에 소속되어있다는 단서인 거 마냥 그렇게 편 가르기 하고 다니는 그런 천지 분간 못하는 멍청이들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암튼 이 여자애 같은 경우엔 한국인이 이민 1.5세대로 전문직 직함 달고 결혼해서 안정된 삶 사니까 자기가 호주 주류 보수사회에 편입되었다고 크게 착..

타지살이 2020.11.26

이방인의 설움 vs 인간으로써의 세상과와 괴리

내가 오랫동안 이민 생활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민생활의 녹록지 않음, 인종차별, 새로운 환경에 적응과정에 그렇게 세세하게 적지 않는 본질적인 이유는 나는 이민자로서의 이방인이 아닌 한 인간으로서 이방인이란 느낌을 내가 말을 떼기 시작했을 때부터 느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만약 내가 순탄한 유년시절을 겪고 그에 인한 높은 자존감으로 원만한 교우 생활 (크게 왕따를 당한건 아니지만 절친한 친구들을 사귀는데 꽤나 오랜 시간이 걸렸음)까지 했더라면 한 순간에 호주땅에 떨어져서 말을 할 줄 모르는 상태에서 인종이 다른 아이들과 어울리는 거 자체가 아주 크나큰 쇼크로 다가왔을지도 모른다. 그랬다면 내 블로그의 글은 나의 호주 적응기로 도배가 됐을지도 모른다. 그것 자체에 엄청난 프라이드를 가졌을지도 모르고 "OO의..

타지살이 2020.11.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