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PTSD회복 5

완벽한 유령 - 회복중 인간관계의 변화

결국 하나씩 계속 끊어내기를 반복해서 완벽하게 유령 같은 존재가 되었다. 불가항력적으로 타인에 의해 끊어진 것은 아니고 내 필요에 의해 이렇게 된 것인데. 약간의 아쉬움은 꽤나 남는다. 시국이 시국인지라 사회적 거리두기라는 콘셉트가 화두가 되는 때에 우연하게 맞아떨어지는 나의 상황이 뭔가 정당성을 얻는 기분이 들기도 한다. 시초는 아무래도 성당을 떠난걸로 부터 시작했던 거 같다. 아무래도 봉사직이다 뭐다 근 8년간을 몸담고 나서 딱 하나 크게 배운건 호의가 계속되면 권리인 줄 안다는 거였다. 정말 시도 때도 없이 사방팔방 불러 젖히는데 세상에서 배려심 없는 걸로는 최고인 인간들만 모여있는 집단이 여기구나 라는 생각이 들 만큼 개고생으로 한판 크게 데고 나서 사람에 대한 혐오까지 생겨버린 계기가 되었다. ..

CPTSD 회복 2020.11.26

Complex PTSD - CPTSD

나르시시스트적 학대를 당한 여성들은 흔히들 경계성 성격장애를 앓는 경우가 많다고는 하는데 나 같은 경우는 이 스테레오 타입에 부합하지 않는 사람이다. 나는 어찌 보면 C-PTSD라는 병명에 제일 부합하는 인물이다. 이것에 대해 내 성향이나 내가 평생 겪었던 증상을 나열해본다. 일단 나는 병적으로 남에게 의존하기를 기피하는 사람이다. 남에 의존을 너무 하는 나머지 상대방에게서 절연을 당한다기 보단 내가 먼저 외부인에게 질려 그들을 떠나는 경우가 흔했다. 남에게 감정적으로 의존을 하는 거 자체가 나에겐 허락이 되지 않은 거라 믿고 살던 시절이 있었던걸 보면 말이다. 이는 어려서 부터 엄마의 책임 전가에서 비롯된 것이기도 한데, 엄마 같은 나르시시스트들은 미성년 어린 자식에게도 자신의 감정에 대해 어떤 해답을..

CPTSD 회복 2020.11.26

Emotional Flashback

감정적 플래쉬백이란 인지능력이 발달되기 전의 유아시기에 트라우마에 처했을 때 (반복적, 지속적으로 학대에 노출되어 그 강도가 쌓아 올려진 발달적 트라우마) 그 당시의 상황이 전혀 이미지 되지 않아 기억 속에 떠오르지는 않지만 그 당시 느꼈던 감정만이 뇌리에 남아 반복되는 것을 뜻한다. 지속적인 학대 (폭력, 정서적인 강압, 방치)에 노출되면 이는 발달시기에 아이의 뇌 구조를 바꿔놓는다. 유아에겐 어른의 이런 부적절한 육아가 지속될 경우 자신의 삶이 위험에 노출될 것이고 이는 죽음까지 이어질 수 있다는 걸 본능적으로 느끼게 된다. 이때 자기 파멸에 대한 두려움 같은 감정만이 기억 속에 남게 되는 것이다. 나는 일단 전문가가 아니고 나 좋자고 철저히 이런 걸 겪는 환자 입장에서 이야기하는 거기 때문에 나의 ..

CPTSD 회복 2020.11.26

온라인 커뮤니티 생활

가치관이 좀 정립이 되니까 온라인에서 시간을 때우는 게 얼마나 내 정서에 치명적인지 이제야 깨닫게 되었다. 햇수로 거의 18년을 쏟아 부은 다음 카페들을 비롯해서 모든 포털 커뮤 생활을 접은 지 한 2개월 정도 되어 간다. 친목용 SNS들은 작년에 다 삭제를 해서 온라인상에서 붙잡고 있는 건 이 일기장 블로그뿐이다. 내 온라인 생활을 완전 중단하기로 마음먹은 후 몇 가지 깨달은 점들을 나열해 본다. 1. 깊은 지식을 얻는데 부적합 온라인은 정보의 바다이다. 하나 단순 친목용 커뮤니티들은 공유되는 정보의 질이 너무 낮고, 사람의 이목을 끌게 끔 깊이 있는 토론이 가능하지 않고, 팩트 체크도 되지 않는 정보들이 많은 데다가, 기존의 허접한 정보를 재가공해서 확산시키는데만 적합하다. 커뮤니티 생활 하다 보면 ..

CPTSD 회복 2020.11.25

이방인의 설움 vs 인간으로써의 세상과와 괴리

내가 오랫동안 이민 생활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민생활의 녹록지 않음, 인종차별, 새로운 환경에 적응과정에 그렇게 세세하게 적지 않는 본질적인 이유는 나는 이민자로서의 이방인이 아닌 한 인간으로서 이방인이란 느낌을 내가 말을 떼기 시작했을 때부터 느꼈기 때문일지도 모른다. 만약 내가 순탄한 유년시절을 겪고 그에 인한 높은 자존감으로 원만한 교우 생활 (크게 왕따를 당한건 아니지만 절친한 친구들을 사귀는데 꽤나 오랜 시간이 걸렸음)까지 했더라면 한 순간에 호주땅에 떨어져서 말을 할 줄 모르는 상태에서 인종이 다른 아이들과 어울리는 거 자체가 아주 크나큰 쇼크로 다가왔을지도 모른다. 그랬다면 내 블로그의 글은 나의 호주 적응기로 도배가 됐을지도 모른다. 그것 자체에 엄청난 프라이드를 가졌을지도 모르고 "OO의..

타지살이 2020.11.25